리뷰

구도원이 사돈처녀 마음을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

imtbp 2025. 5. 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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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원이 오이영을 향한 감정을 완전히 드러내지 못하고 주춤하는 이유는 그가 처한 관계적 위치 성격적 특성, 그리고 윤리적 망설임이 맞물린 결과라고 생각된다. 드라마 속 도원은 겉으로 보기엔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조심스럽고 책임감이 강한 캐릭터다. 그런 도원에게 오이영은 더 복합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사돈’이라는 관계성이다.

아무리 실제 연인 관계가 아니라고 해도, 집안끼리 연결된 사돈 관계라는 건 생각보다 훨씬 큰 정서적 장벽이 된다. 특히 도원 같은 내향적이고 전통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에게는, 이 관계가 단순한 호감 이상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집에 사는 가족, 언니의 남편이 형이라는 구조 안에서 그는 늘 ‘조심해야 한다’는 긴장감 속에 살고 있었을 것이다. 좋아하는 감정이 있더라도 그걸 꺼내는 순간, 가족의 관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도원은 이영과 달리 자기 감정에 대해 매우 신중한 사람이다.

 

그는 쉽게 다가가지 않고, 확신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다. 실제로 그동안 도원은 이영을 향한 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수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직진한 적이 없었다. 대신 멀리서 지켜보고, 조용히 도와주는 방식으로 표현해왔다. 이건 그가 단순히 수줍은 성격이어서가 아니라, 감정이 깊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운 것이다. 괜히 시작했다가 상처 주고, 다시 예전처럼 지내지 못하게 될까봐. 도원은 그 후폭풍까지 계산하는 사람이다.

 

또한 이영이 받은 병원 내 상처를 너무 잘 알고 있는 도원은, 그녀에게 감정적으로 더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거리를 뒀을 가능성도 있다. 명은원과의 사건 이후, 이영은 병원 내에서 '거짓말쟁이'로 몰리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때 도원이 조용히 그녀의 편이 되어줬지만, 동시에 도원은 자신이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이영에게 또 다른 시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영에게 자신이 부담으로 느껴지는 것도, 병원 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눈으로 꼬시는데 어떻게 안넘어가는데요..!

게다가 도원은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말보단 행동으로, 표정보단 시선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그리고 이영은 반대로 감정 표현에 솔직한 편이다. 이런 감정 표현의 간극은, 도원으로 하여금 더 망설이게 만든다. 상대가 자신보다 훨씬 감정적으로 앞서 있을 때, 내 감정을 내보이는 순간 모든 관계가 급격하게 변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생긴다. 도원은 그걸 견딜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회차에서는 그런 도원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이영의 수술 장면에 갑자기 나타난 것도, 평소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 그리고 이영이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도원의 시선이 흔들린다는 것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도원은 지금, 마음이 커져서 더는 외면할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밀어내는 게 더 이상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린 순간, 도원은 변화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구도원이 오이영을 밀어냈던 건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였다.

그 감정이 진지했기에 더더욱 쉽게 움직일 수 없었고, 오히려 그걸 숨기는 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감정은 시간이 갈수록 더 단단해지고 있고, 이제 그를 가만히 두지 않게 되었다. 앞으로 도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이영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게 될 순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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