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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이영이 구도원에게 반한 포인트 2가지

by imtbp 2025.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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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을 보다 보면 매 회차마다 점점 더 사람을 미치게 하는 관계가 있다. 바로 오이영과 구도원의 감정선이다. 이 두 사람은 겉으로 보면 차분한 선후배일 뿐이고, 그 흔한 썸의 기류도 자극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면 숨겨진 감정이 느껴진다. 마치 말로는 다 드러나지 않지만, 시선 하나와 말투 한 줄에 전부 담겨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오이영과 구도원은 사실 꽤 독특한 관계다. 그냥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선후배가 아니다. 그들은 ‘사돈’이다. 오이영의 언니가 구도원의 형과 결혼하면서, 둘은 공식적으로 사돈지간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영은 도원을 ‘사돈총각’이라고 부르고, 도원도 이영을 ‘사돈처녀’라고 부른다. 말만 들어도 어색할 수 있는 관계지만, 묘하게 친밀하다. 왜냐하면 이들은 한집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오이영, 그녀의 언니 부부, 그리고 구도원까지 모두 한 지붕 아래에 있는 셈이다.

 

 

이런 관계가 주는 감정은 굉장히 복잡하고 미묘하다. 매일 얼굴을 보고, 함께 밥을 먹고, 출퇴근을 같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일상의 정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감정의 기반이 된다. 어떤 자극적인 썸보다 이런 ‘누적된 정’이 더 깊은 감정으로 발전하기 쉽다. 그런데 문제는, 사돈이라는 관계가 이들에게 경계선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오래 보고, 많이 아끼고 있다는 걸 분명히 알면서도 쉽게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 그게 오히려 감정을 더 간절하게 만든다.

 

 

 

 

 

 

 

 

이영이 구도원에게 끌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도원은 책임감 있는 사람이다. 직장 내에서 가장 신뢰받는 레지던트 중 한 명이고,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태도는 후배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이영이 첫 제왕절개 수술을 맡았을 때, 도원이 갑자기 수술실에 들어오는 장면은 드라마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강렬한 장면 중 하나였다. 긴장으로 떨리던 이영은 도원을 보는 순간 눈빛이 바뀌었고, 수술에 다시 집중할 수 있었다. 그건 단순히 동료가 와서 생긴 안도감이 아니다. ‘도원이 와줬다’는 감정이 이영에게 큰 위로이자 믿음이 된 것이다.

 

 

또한 도원은 이영이 병원에서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조용히 그녀를 보호한 사람이다.

과거 이영은 명은원의 말 때문에 타과에서 거짓말쟁이로 찍혔던 적이 있었고, 그 사건은 꽤나 큰 상처로 남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때 도원이 나서서 오해를 정리해줬고, 이영이 다시 병원 내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도원은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이영의 편이었다.

 

그리고 도원은 이영의 사소한 부분까지도 기억하고 챙긴다. 게장을 먹고 배탈이 났던 일을 걱정하거나, 말 한마디에도 세심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 오랜 시간 이영을 마음에 두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이영은 겉으로는 활발하고 털털한 스타일이지만, 감정적으로는 조심스럽고 무던한 편이다. 그래서 직진형 남성보다는, 말 없이 옆에 있어주는 사람에게 더 끌릴 수밖에 없다. 도원이 딱 그런 사람이다.

 

 

결정적으로, 이영은 도원에게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관계에서 위안을 느낀다. 두 사람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다. 출근과 퇴근, 식사, 일상까지 공유하고 있는 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알 수 없는 설렘’이라기보단 ‘쌓여버린 정’에 가깝다. 그리고 이영은 그 감정이 더는 일상의 일부로만 머물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도원에게 직진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회차들을 보면서, 이영의 시선에 가장 자주 담긴 사람이 도원이라는 걸 확실히 느꼈다. 그리고 그 눈빛에는 감정이 있었다. 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종류의 감정. 말하지 않아서 더 깊게 다가오는 종류의 감정. 그래서 다음 전개가 너무 궁금해진다. 이 감정이 어디로 흘러갈지, 도원이 마음을 더 표현하게 될지, 혹은 이영이 먼저 선을 넘을지.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이 감정선을 그리는 방식은 언제나 조용하지만, 그 여운은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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